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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 이야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역사

by 카사요 2024. 2. 26.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대표 로고

카사요가 읽어주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역사

 

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2023년 기준 세계 판매량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얼라이언스는 특이하게도 인수, 합병을 일으키지 않은 채 20년 넘게 명목상 '전략적 제휴' 관계로만 유지되고 있는 이례적인 연합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체결되게 된 배경과 여러 풍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 연합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닛산 로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탄생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는 1988년 기준 세계 시가총액 47위에 빛나던, 1985년 901 운동(19'90'년대 까지 세계 '제일'의 기술을 만들겠다는 운동)을 발표하며 세계 1위를 외치던 닛산 자동차에게도 치명적이었습니다. 닛산은 2조엔(한화 약 20조원)에 달하는 부채에 시달리다 결국 1999년 3월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에 회사 매각을 시도했으나, 협상 막판 다임러 그룹의 거부로 자존심만 구기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런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닛산은 여러 자동차 회사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던 중 르노의 루이 슈웨체(Louis Schweitzer, 슈바이처 박사의 증손자로 유명하다) 회장이 의사 타진 6시간만에 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당시 330억 프랑(한화 약 7조 5천억원)을 긴급 투입하며 위기를 넘기게 되고, 이것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시작이었습니다.

 

러나 다급한 상황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구세주를 얻게 된 댓가는 당연하게도 몹시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닛산은 르노에게 즉각적으로 37%의 지분을(추후 르노가 최대 44.4%까지 보유) 양도하였고, 얼라이언스 체결의 반대 급부로 르노의 지분 15%를 확보하였으나 닛산이 보유한 지분은 의결권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르노에 경영권이 인수되어 자회사가 된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방만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과 오너 일가가 지게 된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노에서 임원 및 사장을 지냈던 브라질 출신의 레바논 국적 전문 경영인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이 르노 본사로부터 닛산의 새로운 CEO로 파견되면서, 닛산은 비로소 진정한 댓가를 치루게 됩니다. 1999년 10월 19일 발표된 '닛산 리바이벌 플랜'은 3년간 전체 직원의 15%인 22,900명을 감원, 일본식의 사업부 체제를 서구식의 계열사 구조로 개혁하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일본은 옆나라 대한민국이 1~2년 전 겪었던 서구식 '구조조정'을 프랑스에서 온 '칼잡이'를 통해 혹독하게 겪으며 닛산뿐만 아니라 도요타 등 일본의 대표 기업에게 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카를로스 곤 시대 닛산 리바이벌 프로젝트의 성공일 알린 닛산 엑스트레일 / 사진=닛산

'닛산 리바이벌'의 성공과 갈등의 시작

 

를로스 곤의 닛산 리바이벌은 일본 노동자들에게는 저승사자의 명부처럼 느껴졌겠지만, 결국 채 2년도 되지 않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전문 경영인으로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게는 성공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카를로스 곤 시대의 닛산은 그동안의 비효율적인 경영 방식을 모두 타파하고, 오로지 효율에만 집중하면서 순조롭게 부활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005년, 부활 완료를 선언한 카를로스 곤의 닛산은 2002년 기준 연간 260만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판매 대 수를 360만대로 100만대 늘리겠다는 계획이 성공하면서 2008년 3월까지 영업이익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연간 자동차 판매 대 수를 2009년 3월까지 420만대로 늘리겠다는 '닛산 벨류업' 계획을 발표합니다.

 

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또다시 2만여명의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타파한 닛산은 그러나 부활과 동시에 갈등으로 인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닛산의 영업이익률과 매출이 극적으로 부활하며 크게 성장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모회사인 르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하자 1대 주주로 르노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에서 닛산을 합병하는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미쓰비시 자동차 로고

 

갈등의 심화와 미쓰비시의 합류

 

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둘러싼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프랑스 정부가 르노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가 더 큰 닛산이 르노에게 아무런 의결권을 갖지 못한 채 절대적인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자금 지원을 통한 제휴 관계를 시작할 때에는 엄청난 부채로 인해 닛산이 발언권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후 카를로스 곤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포함한 파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되었고 프랑스 정부에 일본 기업이 넘어갔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겹치면서 점점 갈등은 악화되었습니다. 카를로스 곤은 당시 프랑스 정부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그정도로 봉합될 수 있는 갈등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2016년, 미쓰비시가 이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게 됩니다.

 

쓰비시 자동차는 2016년 당시 연비 위장 문제로 휘청거리는 상황이었고, 닛산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발표하며 미쓰비시 자동차 전체 지분의 34%를 2,307억엔(한화 약 2조 3천억원)에 인수하고 발표하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이로써 닛산의 부활을 이끈 '칼잡이' 카를로스 곤은 르노, 닛산, 미쓰비시 자동차 3사의 회장 자리에 오르며 일약 세계 5대 자동차 기업의 수장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갈등의 폭발, 카를로스 곤 시대의 폐막

 

2017년 상반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드디어 도요타 그룹과 폭스바겐 그룹을 제치고 526만 8079대의 판매 대 수를 기록하며 세계 1위(2017년 전체 순위는 폭스바겐 그룹에 이은 2위)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리고 2018년 11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신화를 쓴 수장이었던 카를로스 곤 회장이 특별배임횡령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의해 구속되며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드디어 묵혀왔던 갈등이 폭발하였고, 얼라이언스 자체는 유지되었지만 르노의 회장이 얼라이언스의 회장직을 맡되, 더이상 닛산과 미쓰비시의 회장직은 겸직할 수 없다는 협의안과 2022년 르노의 닛산 보유지분을 15% 까지 낮추는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의 갈등과 외교적인 문제, 르노의 전기차 시장 대응 실패 등의 요인이 겹치며 프랑스 정부와 르노가 자세를 낮추게 되는 모양새입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미래는?

 

노는 사실 1999년 얼라이언스의 시작과 함께 과거 수차례 실패했던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은 물론, 각종 자동차 플랫폼의 공유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습니다. 닛산 역시 카를로스 곤의 시대 이후 '기술과 혁신의 닛산'이라는 이미지가 퇴색되고 미국 시장에서 '서브프라임에 속한 사람들이나 타는 차' 같은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얼라이언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자동차 회사가 된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미쓰비시 역시 이는 마찬가지이며, 이들의 3자 간 얼라이언스가 당장 해체되거나 더 큰 변화를 겪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차 시장이 스텔란티스를 필두로 다시 이합집산의 시대를 맞이한 격변의 시대에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과거와 같은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또 그들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활약을 어떨지가 기대되는 시점에 얼라이언스의 역사를 돌아보며 아무리 성공적인 결과를 얻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관계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지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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